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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 명예기자

[2015 K3리그 4R] 34일의 기다림, 서울유나이티드의 극적인 무승부

[2015 K3리그 4R] 34일의 기다림, 서울 유나이티드의 극적인 무승부

34일 만의 리그경기

리그경기를 위해 34일을 기다렸다. 바로 서울 유나이티드(이하 서유)의 이야기이다. 서유는 지난 3월 14일 고양 시민 축구단과의 K3리그 2라운드 경기 이후 34일 동안 리그 경기가 없었다. 리그 일정상 휴식 기간과 FA컵 일정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색깔의 두 팀

34일 만에 서유가 리그경기를 갖게 된 4월 19일, 양주 고덕잔디구장에서 열린 서유와 양주 시민 축구단(이하 양주)의 경기는 시작부터 양 팀이 서로 다른 전술을 선보이며 기대를 하게 했다.

서유는 유한진을 최전방에 앞세우고 박현우, 조성환, 오성진이 뒤를 지원하는 방법으로 패스를 통해 양주의 공간을 노리면서 기회를 모색했다.

그에 반해 양주는 신장 190cm 장신의 최전방 공격수 정희봉의 머리를 후방에서부터 날아오는 긴 패스를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양주산 '철퇴 축구'

처음 상대의 골문 공략에 성공한 건 서유였다. 전반 9분 서유의 코너킥 기회에서 박현우가 날아오는 공을 그대로 머리를 이용해 양주의 골대로 넣었다. 0:1로 서유가 앞서가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양주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실점 이후 서유의 공격 상황에서 밀집수비로 서유의 패스 길목을 계속해서 차단했고, 양주가 서유를 상대로 한 역습상황에서는 후방에서 보내주는 다이렉트 패스를 정희봉의 머리에 맞춰 주변에 발 빠른 김효진, 민선기, 김예찬, 박국재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는 그 유명한 '철퇴 축구'를 양주가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양주의 '철퇴 축구'는 서유를 제대로 후려치기 시작했다. 전반 15분 프리킥 기회를 얻은 양주는 박국제의 로켓탄 같은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다. 이어서 3분 뒤, 정희봉이 후방에서 날아온 패스를 빈 공간에 있던 김효진에게 머리로 떨어뜨려 주면서 김효진이 득점에 성공했다. 2:1로 양주가 순식간에 역전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서유는 수비를 재정비하며 정희봉에게 집중된 압박으로 생기는 공간을 최소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반 34분 양주의 코너킥 상황에서 정희봉의 머리를 맞고 떨어진 공을 민선기가 골로 연결하면서 3:1로 점수 차는 더 벌어졌다.

결국, 서유는 이른 시간인 전반 35분에 교체카드를 꺼내 들며 전술의 변화를 가져왔다. 중앙 미드필더 황태하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박주호를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시키며 박현우, 박주호, 조성환, 오성진 4명의 공격수를 양주 수비진영에 배치했다. 하지만 서유는 양주를 추격할 수 있는 득점을 올리지 못한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철퇴 축구를 공간과 스피드로 퇴치한 서유

서유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부상 후유증을 호소한 중앙 수비수 진규원을 불러들이고 심규선을 투입하며 양주 정희봉의 마크를 맡겼다. 그리고 압박 수비보다는 공간을 지키는 수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 빠른 공격수 박현우, 박주호, 오성진의 위치를 바꿔가며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서유가 보여준 전술의 변화는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후반 8분 조성환이 골키퍼와 1:1 기회를 만들어내며 득점의 기운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4분 뒤인 후반 12분 최예찬의 스루패스를 받은 최근철이 골을 넣으며 3:2로 양주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양주는 서유의 전술변화에 대처하는 모습보다는 전반전에 보여줬던 밀집수비에 이어 정희봉의 머리를 노리는 공격 전술을 계속해서 보여주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반면 서유는 양주의 약점을 차근차근 공략하기 시작했다. 양주의 밀집수비를 많은 숫자의 공격수를 통해 무너지게 했고 정희봉을 이용한 양주의 '철퇴 축구' 전략은 압박보다는 공간을 차단하면서 막아내기 시작했다.

서유의 유연한 전술변화는 후반 19분 좌측에서 박현우가 빠른 발을 이용한 돌파 이후에 중앙으로 보내준 패스를 박주호가 골로 성공하면서 정점에 다다르게 된다. 발 빠른 공격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 3:1이라는 패배에 가까운 점수 차에서 3:3이라는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냈다.

서유는 승리를 위해 고삐를 놓지 않고 계속해서 양주를 괴롭혔고 결정적인 상황을 몇 차례 더 만들어 냈다. 하지만 후반 내내 계속된 서유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양 팀 모두 더 이상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34일 만에 치른 서유의 리그경기는 승리를 노릴 수 있었지만 아쉽게 3:3으로 종료됐다.

상위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길

양주를 상대로 거둔 극적인 무승부로 서유는 2015 K3리그 B조에서 1승 1무 1패 승점 4점으로 6위를 기록하게 되었다. 서유는 다음 경기에서 41일 만에 홈 경기장인 노원 마들스타디움에서 경기를 갖게 된다. 상대는 B조 8위 승점 3점을 기록 중인 춘천 시민 축구단(이하 춘천)이다. 춘천과의 대결에서는 서유가 오늘 후반전에 보여준 경기력을 바탕으로 승리하여 상위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글, 사진 - 송경한(서울유나이티드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