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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이야기

[2013 동아시안컵] 호주의 추억



지금으로부터 약 9개월전 20121114일을 잊지 못한다.

그날은 내가 처음으로 대한민국 성인대표팀의 경기를 봤던 날이기 때문이다.

그날 경기의 상대는 강팀이 아닌 호주였고 평가전이라 승패는 중요치 않았지만 그동안

올림픽대표팀(U-23)이나 A매치라고 해도 다른나라 대표팀의 경기를 봤었기 때문에 처음

보는 대한민국 성인대표팀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감을 안고 화성종합운동장을 찾았다.

 

학교가 끝나고 2시간여만에 화성종합운동장에 도착했다. 들뜨고 설레인 기분에 2시간은 

아무렇지 않았지만 11월 중순의 저녁날씨는 너무 추웠고 결국 덜덜덜 떨면서 경기를 

봐야했다.

경기는 전반 12분만에 이동국선수의 선제골이 터졌고 무난하게 대한민국이 승리할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전반 44분에 한골을 허용하고 경기종료가 얼마남지않은 후반42분에 

또 한골을 헌납하면서 21로 역전패 하고 말았다. 그래서 2시간동안 씁쓸한 마음을 

안고서 집으로 돌아온 기억이있다.

 

2012년 11월 14일 화성종합운동장에서..

어느덧 시간은 흐르고 흘러 20137월 우리나라에서 제5회 동아시안 컵이 개최되었고 

호주가 예선을 통과하여 이번 동아시안컵에 참여하게되었다공교롭게도 대한민국의 

첫 상대는 나에게 씁쓸한 추억을 안겨준 호주였고 경기가 열리는 720일 그때의 

기억을 안고서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가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경기장에 조금 일찍 도착한탓에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앞에 시작한 일본 여자대표팀과

중국여자대표팀의 경기를 조금이나마 볼수있었다.

일본은 여자월드컵 디펜딩챔피언 답게 수준급의 경기를 선보였고 멍하게 일본여자선수

들의 멋진 플레이를 보면서 우리는 언제쯤 유니폼에 월드컵 우승패치를 달고서 저런 

압도적인 경기를 선 보일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잠깐 빠졌었다. 결국 일본 여자대표팀은

나름 세계에서 여자축구의 강호라 불리는 중국을 압도하며 승리를 따냈다.

 



일본과 중국의 여자축구 경기, 일본의 여자축구는 정말 세계정상급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그토록 기대하고 기대하던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동안 성인대표팀에 여러 가지 사건들도 있었고 최강희 감독에서 홍명보 감독으로 

감독이 바뀐지 얼마되지 않은것과 선수들의 소집기간이 짧았다는 점에서 

과연 우리나라가 잘할수 있을까?’라는 의구심 속에서 경기시작을 지켜봤다.

 

하지만 내가 했던 걱정은 기우(杞憂)였음이 경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밝혀졌다선수들은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호주선수들을 압박해 나갔고 그덕에 

점유율 또한 높아졌다공을 잡지 않은 선수들도 빈공간을 찾아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홍명보감독이 추구하던 팀플레이를 효과적으로 만들어 나갔고 찬스도 많이 만들어 졌다.

쉽게 말하자면 2012년 런던올림픽때 보여주었던 홍명보감독이 추구하는 체력과 투지를 바탕으로 팀을 중요시하는 축구철학이 그대로 반영되었던 경기였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의 주장으로 발탁된 하대성선수의 

활약이었다예전 대구FC에서 프로데뷔를 하던 시절부터 봐왔던 하대성선수가 

대한민국의 주장으로 경기를 뛰는것도 신기했지만 중앙미드필더로 출전해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면서 호주의 공격을 차단하거나 공격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찬스를 

만들어 내는 장면들이 인상깊었다.

그리고 왼쪽풀백으로 출전한 김진수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처음봤는데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활약과 롱스로인을 선보였고 호주의 측면을 끝없이 괴롭혔던 윤일록선수와 

고요한선수의 활약도 볼만했다.


등번호 10번을 달고 맹활약을 펼친 하대성선수

 

다만 몇 가지 아쉬웠던 점은 호주 골키퍼가 공을 너무 잘 막았다는 점과 대한민국의 

공격수들에게 너무 운이 없었다는 것이다. 기록을 살펴보면 슛팅수에서 대한민국이 

압도적이었다는 것이 드러나는데 대한민국은 슛팅숫자가 무려 26개였고 호주는 6개에

그쳤다. 공점유율도 60%로 대한민국이 경기내내 압도적이었다는게 드러난다

하지만 많은 찬스들이 정말 운이 안따라줘서 아쉽게 무산되어버렸다.


결정적인 선방을 많이 했던 호주의 '유진 겔라코비치' 골키퍼 

이선수 덕분에 호주는 슈와처(첼시 골키퍼)의 나라구나 싶었다.



결국 0:0으로 비기긴 했지만 지난해 겨울 씁쓸한 기억을 안겨준 호주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는 점과 90분내내 투지넘치는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을 보니까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홍명보 감독이 짧은시간동안 팀을 많이 바꿔 놓은 것 같아서 2013 동아시안컵의 

다음 경기인 대한민국과 중국의 대결이 기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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